
18일 페이스북이 자체 암호화폐인 ‘리브라’의 백서를 발표하자 각계에서 다양한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비영리 자유주의 연구기관 CEI(The Competitive Enterprise Institute)의 소속 연구원 패트릭 헤저는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의 출시는 흥미로운 소식으로,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인해 프로젝트가 저해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리브라와 같은 제품의 잠재적인 단점을 지나치게 우려해 소극적인 시스템으로 전환된다면, 우리는 역동적이고 번성하는 시장을 영원히 보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리브라 프로젝트를 둘러싼 사생활 보호 및 개인정보 관련 우려는 인정하지만 소비자와의 신뢰 쌓기는 페이스북에 책임이 있고, 소비자들이 직접 서비스에 가입할지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CNBC의 매드 머니(mad money) 진행자 짐 크레이머(Jim Cramer)는 “페이스북의 리브라는 통화불안국에서 자국 통화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며 “세계의 88%의 통화는 형편없으며, 이들이 화폐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서 리브라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고액의 수수료가 부과되는 ‘수표 현금화(Check cashing)’에 의존한다. 리브라는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도구가 될 것”이라며 “이는 페이스북의 위상을 높일 수 있으며, 미국의 경기 침체 속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연구기관과 업계 종사자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정부기관에선 일괄적으로 규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소위원회의 맥신 월터스 위원장(민주당)은 페이스북 측에 혹시 있을 지 모를 위험 요소에 대해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암호화폐 발행계획을 잠시 중단해달라고 요구했고, 세로드 브라운 의원(민주당)도 이날 정부 핵심 금융 감시 기관들에 페이스북의 암호화페 및 블록체인 계획에 대한 실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워너 민주당 의원은 회사가 새로운 산업으로 진출하고 또 이를 지배하기 위해 기업의 힘을 사용하는 것 같아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CNBC 보도에 따르면 유럽데이터보호감독(EDPS)의 총괄 지오바니 부타렐리(Giovanni Buttarelli)가 최근 인터뷰를 통해 “개인 정보 중앙화 문제가 지금보다 더 심각해진다면 개인의 권리와 자유는 더 큰 위협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려되는 부분은 (페이스북이) 지금도 자체 SNS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이용자 개인 정보를 쉽게 열람할 수 있으며 향후 디지털화폐 기반 온라인 구매 내역까지 추적 및 열람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크 카니(Mark Carney)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가 최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회의에서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G-7(Group of Seven) 수준의 엄격한 규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리브라는 페이스북 ‘글로벌 결제 혁명'(revolution in global payments)의 일환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통화 및 금융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리브라와 같은 신흥 기술을 파악하고 있어야하며, 자금세탁 방지, 테러자금 조달 방지, 데이터 및 사생활 보호 등 조치를 완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날 “이 세상에서 작동하는 모든 것은 즉시 체계적이며 최고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며 “우리는 G-7, BIS, FSB, IMF 수준에서 면밀하고 종합적으로 암호화폐 문제를 바라볼 것이다. 개방적인 태도(open mind)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완전한 허용(open door)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에 대해 다양한 시각과 관점이 존재하며, 이번 발표가 암호화폐 업계에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에 대한 말도 많다.
페이스북은 지난 2월 페이스북 산하 암호화폐 지갑 개발사 칼리브라(Calibra)가 이미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반(FinCEN)에 ‘금융서비스업'(MSB) 회사로 등록됐으며, 등록 번호는 31000141265767이다. 다만, 미국 내 합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칼리브라는 각 주마다 상이한 자격 요건 충족 및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페이스북이 전날(18일) 공개한 리브라의 백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와 금융 데이터의 분리를 보장하고 리브라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 구축 및 운영을 위해 자회사 칼리브라를 출범했다. 향후 페이스북의 암호화폐가 어떤 길을 걸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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